뮤직홀 MMF 2.2 턴테이블

        뮤직홀 MMF 2.2 턴테이블

        Prologue

        필자가 친한 후배 하나는 원래 굉장히 깨끗하고 선명한 소릴 좋아해 CD 아니면 음반을 구입하지 않는 편이다. 그래서 내가 가끔 LP를 권해도 한귀로 듣고 한귀로 흘리며 나를 무슨 흑마술을 펼치는 사기꾼 취급하기 일쑤였다. 그리고 세월이 흘러 CD 는 거의 사라지고 이제 음원 파일 재생이 대세인 시대가 도래했다. 그러나 그 친구는 이러한 대세에 잠시 적응하는 듯 했으나 이내 실증을 내고 있었다. PC를 멀리하다보니 PC 로 음악 듣는 데에 오히려 불편함을 느끼는 듯 했고 여전히 CD를 구입하긴 하지만 예전만 못한 감흥과 레퍼토리의 부족을 체감하며 고민에 심드렁해있는 상태였다. 그리고 나는 또 다시 오랜만에 LP를 권했고 이내 정확히 후배의 마음을 흔들었다. 최근에도 그 후배는 빌 에반스의 빌리지 뱅가드 실황앨범을 얼마에 구했다느니 키스 재릿의 피아노 소리가 원래 이런 건지 처음 알았다느니 하며 나에게 탄성 섞인 비명을 전해오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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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이렇게 주변에 LP를 듣고자 하는 인구가 조금은 늘어난 느낌이다. 물론 필자의 주변 사람들만 그런지도 모르겠지만 CD를 듣다가 디지털 파일재생으로 자연스럽게 편입되지 못했거나 파일 재생을 통함 음악 감상에 실증을 느낀 음악 마니아들이 꽤 많다는 걸 새삼 느끼게 되는 요즘이다. 이런 추세를 반영하듯 최근 가요나 팝, 클래식 안가리고 중고 LP 시세가 요동치는 것 같아서 조금 걱정도 된다. 그러나 무엇보다 LP 마니아가 많이 늘어나길 바라는 마음에선 이런 분위기가 기쁘기 그지없다. 그러나 LP는 국내/외 온/온프라인 샵을 통해 구한다고 하지만 여전히 이를 재생하는 턴테이블은 무언가 선뜻 추천할 모델이 그리 많지 않다. LP는 중고로 잘 고르면 레퍼토리나 상태 등에서 만족스러울 수 있지만 기기라는 건 어차피 오래 사용하면 내구성에 문제가 생기는 법, 무엇보다 턴테이블의 경우는 한 번 고장이 나며 수리하기도 만만치가 않기에 구형 턴테이블을 좋아하는 나로써도 웬만하면 신품을 권하는 편이다. 그러나 그마저도 선택의 여기가 그렇게 넓지가 않아 고민하던 차 뮤직홀(Music Hall) 라는 메이커를 알게 된 건 행운이었다.

        MUSIC HA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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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뮤직홀 대표 Roy Hall (좌측) 과 마케팅 담당 Leland Leard

        뮤직홀은 미국 뉴욕에 본사를 둔 턴테이블 메이커로서 그 역사는 1997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라스베가스 CES 쇼에서 체고의 턴테이블 제조업체를 만나게 된 것이 계기가 되어 턴테이블 제작에 뛰어들게 된 것이다. 이 제조업체는 이미 토렌스, 프로젝트오디오 등의 회사에 OEM 으로 턴테이블을 납품하던 회사였고 뮤직홀은 얼마 지나지 않아 MMF 시리즈의 턴테이블을 출시하기에 이르렀다. 그리고 MMF 라인업은 현재 MMF 2.2, 5.1, 7.1, 9.1, 11.1 등으로 대폭 늘어났다. 처음엔 입문형 턴테이블만 출시하던 것에서 현재는 꽤 고가의 턴테이블까지 출시하고 있을 정도로 많은 발전을 이루고 있다.

        MMF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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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Features

        이번 리뷰는 뮤직홀의 MMF 턴테이블 라인업 중 엔트리 라인인 MMF 2.2 로서 설립 초기부터 꾸준하게 업그레이드해온 그들의 최고 베스트셀링 모델이라고 할 수 있다. MMF 2.2를 처음 보면 고광택의 하이 글로시 마감이 미려하게 반짝여 시선을 고정시킨다. 그러나 단순히 보기만 좋은 것이 아니다. 단단한 MDF 로 만들어졌으며 단지 기능은 물론 공진을 줄여주기 위해 진동 억제 고무발이 장착되어 있어 안정감이 느껴진다. 플래터를 회전시키는 원리에 의해 구동방식을 분류하자면 MMF 2.2 는 벨트 드라이브 방식이다. 즉 내부 플래터 옆에 설치된 모터가 플래터와 벨트로 연결되어 플래터를 회전시키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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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베이스 위에는 두터운 금속 플래터가 얹혀 있고 이를 들어내면 그 안에는 서브 플래터가 장착되어 있으며 이 서브 플래터가 회전하면서 바깥 플래터가 함께 회전하는 구조다. 대게 요즘 현역 엔트리급 턴테이블들이 너도 나도 아크릴 재질의 플래터를 사용하는 것과는 대조되는 것인데 각각 장단점이 있다고 본다. 서브 플래터는 옆에 위치한 모터에 의해 구동되는데 좌측 상당 앞쪽에 마련된 스타트 버튼을 누르면 금세 제 속도를 찾으며 상당히 정숙하고 안정적이며 부드럽다. 회전 속도는 모터에 장착되어 있는 모터 풀리에 벨트를 거는 위치를 조정하면 33⅓ rpm과 45 rpm LP를 모두 사용할 있다. 모터의 경우 본체와 완전히 분리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지만 MMF 2.2의 경우 가능한 LP가 회전하는 플래터에 영향을 주지 않도록 최대한 격리시켜 놓은 모습을 볼 수 있다. 이로써 스펙을 보면 스피드 편차는 ± 0.9%, 와우 & 플러터는 ±0.15 % , 럼블은 최대 -70 db 정도로 엔트리급이라는 것을 감안하면 꽤 양호한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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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음으로 턴테이블의 성능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 중 하나인 톤암을 살펴보면 스태틱 밸런스 방식의 직선형 톤암이다. 따라서 침압 조정의 경우 톤암 뒤쪽 끝에 장착되어 있는 무게추 하나만 움직이면 간단히 침압을 조정할 수 있다. 가장 정확한 건 침압계를 사용하는 것이지만, 여의치 않을 경우 무게추를 조정해 톤암이 플래터와 평형이 된 상태를 침압 O으로 설정하고 무게추 후면에 표기된 침압 수치를 보면서 침압을 주면 된다. 뮤직홀에서는 함께 제공되는 카트리지에 1.75g을 권장하고 있다.

        Tracker

        Tracker

        카트리지의 경우는 출시될 당시 꽤 들을만한 카트리지가 장착되어 있다. 뮤직홀은 유명 카트리지 메이커 중 하나인 골드링(Goldring)의 디스트리뷰터이면서 골드링에 특주한 카트리지를 자사의 턴테이블에 장착해 출시하고 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트래커(Tracker) 라는 이름의 이 골드링 특주 카트리지는 로우 매스(Low-mass)의 알루미늄 캔틸레버를 장착하고 있어 톤암과 최적의 매칭을 이루며 상당히 넓은 다이내믹 레인지와 트래킹 능력을 가진다. MM(Moving Magnet) 방식의 카트리지로 출력은 5mV, 로딩 임피던스는 47k옴으로 일반적인 포노 프리앰프의 MM 입력단에 연결한 후 바로 CD 같은 크기의 LP 사운드를 들을 수 있다. 이 외에 안티스케이팅(Anti Scating), VTA 등 매뉴얼을 보면서 간단히 몇몇 세팅만 거치면 바로 LP 재생을 위한 준비가 끝난다. 사실 이렇게 자세히 이 턴테이블에 대해 얘기하고 있지만 실제로 턴테이블과 톤암, 카트리지가 출시 때 거의 정확하게 세팅되어 출시되기 때문에 턴테이블을 생애 처음 작동해보는 유저라고 해도 크게 어려울 일은 없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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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mmf-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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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mmf-2.2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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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mmf-2.2wh

        Associated Equipment

        턴테이블 수평부터 시작해서 톤암 VTA, 오버행, 안티스케이팅, 카트리지 장착 상태 등까지 다시한번 체크해본 후 외장 AC 전원 어댑터를 연결하고 아날로그 출력을 위해 역시 턴테이블에 장착되어 있는 두 가닥 케이블을 포노앰프에 연결했다. 테스트를 위해 매칭한 포노앰프는 하이엔드 포노앰프로 명성이 높은 ‘서덜랜드(Sutherland)’의 신형 포노앰프인 인사이트(Insight) 라는 모델이다. MM/MC 모두 가능하며 게인/임피던스까지 모두 조절 가능한 신형 포노앰프로서 가격 대비 최상의 사운드를 들려주었다. 엔트리급인 MMF 2.2에겐 좀 과분한 포노앰프지만 턴테이블과 카트리지의 능력을 정확하게 파악하기에는 아주 유리했다.

        INSIGHT-FRONT

        INSIGHT0INSIDE

        ▲ 서덜랜드 Insight 포노앰프

        서덜랜드의 PHD 같은 포노앰프를 사용해본 분이라면 알겠지만 모나지 않는 탄탄한 밸런스와 높은 해상력 등 포노앰프의 레퍼런스로 평가받는 서덜랜드의 신형 포노앰프 또한 MMF 2.2와 함께 추천하고 싶은 기기다. 게인은 40dB부터 60dB까지 5dB씩 5단계로 조정되며, MC 카트리지 사용시 모델마다 달리 요구되는 로딩 임피던스는 100옴, 200옴, 1K옴, 10K옴, 47K옴 등 게인과 마찬가지로 5단계 조정이 가능해 단부진 사운드에 탁월한 기능까지 모두 갖춘 포노앰프다. 이 외에 인티앰프로는 최근 브라이스턴에서 발매한 중급 인티앰프인 모델 135, 그리고 NHT 의 클래식 4 등을 사용했다.

        Listening

        lp

        ▲ 레드 제플린 IV / 시인과 촌장 2집 / 리히터 – 라흐마니노프

        청음은 레드 제플린의 걸작으로 칭송받는 4집 중 가장 익숙한 ‘Stairway to heaven’ 으로 시작했다. MMF 2.2 는 뮤직홀의 모든 모델과 마찬가지로 리지드(rigid) 타입이다. 다시 말해 턴테이블 베이스와 플래터를 서스펜션으로 띄워주는 타입이 아니라 단단하게 고정되어 있는 방식으로 플로팅 방식에 비해 단단하고 사운드의 윤곽이 분명한 것이 특징이다. 이 곡에서도 저역 타격감이 좋고 다이내믹하다. 카트리지와 포노앰프, 턴테이블 모두 신형이라는 것을 감안해도 해상력이 굉장히 높고 미세한 신호까지 모두 잡아내는 탁월한 디테일을 선보인다. 연이어 시인과 촌장의 2집 앨범을 들어보면 일렉트릭이 아닌 잔잔한 어쿠스틱 기타가 공간을 수놓는다. 80년대 후반 발매된 음반들의 경우, 특히 CD는 LP보다 음질이 현저히 떨어지는 경우가 많아 LP를 선호하는 편인데 CD에서 리핑한 무손실 음원으로 들을 때와는 천지차이다. 일단 당대 최고의 기타리스트 함춘호의 기타 소리가 비슷한 해상력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훨씬 자연스럽고 청량감 넘친다. 서정적인 느낌의 이 앨범을 한 번 걸어 놓으면 웬만해서는 중간에 멈추질 않고 끝까지 듣게 되는 것은 분명 LP의 힘이다. 마지막으로 리히터(Sviatoslav Richter)의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2번을 들어보면 온힘을 다해 연주하는 한음 한음의 피아노 건반 사운드가 또렷하고 깊다. 대게 이정도 엔트리급에서 기대했던 것보다는 훨씬 더 뛰어난 소리로 CD나 음원으로 들을 때보다 훨씬 담백하고 따스한 사운드를 만들어낸다.

         

        Epilogu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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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즘 같은 디지털 시대에 아날로그 LP를 듣는다는 것, 물론 바쁜 일상의 비좁은 틈바구니에 시간을 내어 즐기기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러나 오랜만에 접한 이러한 입문형 턴테이블에서 작지만 소중한 진실 하나를 깨달았다. 그것은 음원으로 들을 때보다 음악에 차분하게 젖어들게 되어 음악을 더 진지하게 듣게 된다는 점이다. 필자도 턴테이블을 사용하며 종종 LP로 음악을 듣는데 사실 입문 당시에 이러한 가격대에서 쓸만한 턴테이블이 없어 많이 고민했던 기억이 새록새록 떠오른다. 뮤직홀 MMF 2.2를 다루어보고 들어보다 보니 디지털 분야는 당연하지만 아날로그 턴테이블도 저렴한 가격에 이 정도 음질을 즐길 수 있다는 것에 새삼 놀랍다. 물론 뮤직홀 이외에도 여러 입문형 턴테이블이 꽤 많지만 그저 LP를 재생할 수 있는 아주 기본적인 메커니즘만 완성해놓은 경우가 허다한 것을 많이 본다. 뮤직홀 MMF 2.2는 리지드 방식에 벨트 드라이브 구동 등 한정된 예산 안에서 가장 전통적인 턴테이블 형식을 취해 음질적으로 최대치를 확보하려는 설계 의도가 곳곳에서 포착된다. 백만원대 미만에서 이만큼 아날로그 감성을 채워 줄 수 있는 우아한 턴테이블이 또 있을까? 아날로그를 시작하는 사람들을 위한 턴테이블로서 손색이 없다.

         

        TECHNICAL SPECIFICATIONS:

        Power Supply: 110V/60Hz
        Power Absorption: 2VA
        Speeds: 33⅓ rpm (manual change to 45 rpm)
        Speed deviation: ± 0.9%
        Wow and flutter: ±0.15 %
        Rumble Max: -70 db
        Tracking force: 10 – 30 mN
        Effective tonearm length: 9 in.(22.9 cm)
        Overhang: .67 inch (17mm)
        Platter diameter: 11.81 in. (30cm)
        Platter weight: 4.5 lbs. (1.7kg)
        Dimensions: 16.75 x 12.6 x 4.33 in. (415 x 230 x 110 mm)
        Weight (including pkg.): 17lbs. (7.8 kg)

         

        CARTRIDGE SPECIFICATIONS:

        Frequency Response: 20Hz – 20kHz ± 3dB
        Channel Balance: 2dB @ 1kHz
        Channel Separation: 20dB @ 1kHz
        Sensitivity: 5mV ± 2dB, 1kHz @ 5cm/sec
        Static Compliance: 16mm/N
        Equivalent tip mass: 0.7 mg
        Vertical Tracking Angle: 26 degrees
        Stylus Radius: Elliptical .0007” x .0003” (18 x 7)
        Stylus Type: Replaceable
        Load Resistance: 47,000 Ohm
        Load Capacitance: 150 – 400pF
        Internal Inductance: 560 mH
        Internal Resistance: 700 Ohm
        Cartridge Weight: 4.2g
        Fixing Center: 0.5” (12.7mm)
        Playing Weight 1.5 – 2.0g (1.75g n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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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등록자

        이석진

        등록일
        2015-05-15 12:18
        조회
        11,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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